비 갠 뒤,산뜻하구나!

하루하루 - 크게 말해 | 06/05/07 05:45
간밤에는 같이 수와 암호를 듣는 오빠의 랩실에서 공부를 하며 밤을 샜다.
커피 안마시다가(한의사 아저씨가 먹느니 차라리 죽으려고 악을 써라, 고 하며 약을 지어줬기 때문에 잘 안먹고 있었다.) 모처럼 두 잔 마시니까 지금도 쌩쌩하다.
조금도 피곤하지 않고, 조금도 졸립지 않다.
그치만 수와 암호 진도를 많이 못나간 게 아쉽네..선우 오빠가 집에 가야된다고 일어서지만 않았어도 아마 열 두 시 까지도 할 수 있었을텐데.

어쨌거나 밝아오는 빛에 깨어나는 도시의 모습은 그래도 이쁘다.

어젯밤 열 시쯤 도서관으로 나서면서 올려다 본 하늘은 개고 있었다. 반달이 비에 씻긴 공기 속으로 날카로운 빛을 번득이며 한 조각 칼임을 자랑, 옅어지며 물러가는 구름의 기를 죽였다.
아아, 그렇지만. 그건 마치 밤 바다를 그대로 하늘에 옮겨놓은 듯 해서 요즘 가슴을 메웠던 갑갑함이 사라져갔다. 날선 칼은 미혹을 단번에 베어냈다. 바다 냄새 대신 공기를 가득 채운 비와 풀내음은 무겁고, 굳어진 머리를 풀어주었다.
물러가는 구름 사이로 귀여운 별들이 고개를 내밀고, 달은 위풍당당 드높여 외치는 가운데, 걷는 사람은 나 뿐. 그 가운데 귀에 울리는 음악은 나 혼자 콘서트에 온 느낌을 주었다. 온 몸이 밤에 휩싸여가는 느낌.

한없이 달을 쳐다보며 걷고..아니. 공부만 없었다면 어디고 누워도 좋은 곳에서 큰 대자로 누워 달과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었다. 걸으면서 올려다 보면 목이 아파 가끔 땅을 봐줘야 하지만, 눕는다면 언제까지고 눈만 뜨면 하늘이 내려오니까.

저 날선 달과 파도같은 구름. 미혹을 베어내고 나니 단호함마저 생겨났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던 자신이 우스워졌다. 밤 공기가 눈마저 투명하게 씻어줬나보다. 도서관에 도착하기 까지, 긴 길은 아니지만 마음껏 밤을 들이마셨다. 그런 다음 도서관에서 들이킨 물은 달았다.

한 시 반쯤 선우오빠 랩실로 옮겼는데, 참 조용하고 좋더라. 졸리지 않아서 행복했다. 공부 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른게 얼마던가. 어릴 때 지녔던 모습을 약간 되찾은듯 해 조금이나마 자신을 사랑해주고 싶을 정도.

그리고 다섯시 십 오 분. 고개를 드니 랩실 창으론 동이 튼 게 보이는데 그게 어찌나 뿌듯하니 기쁘던지. 밝아오는 하늘빛이 참 곱구나, 생각했다.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 나무와 비와 풀내음으로 허파를 가득 채운다. 할 수 있다면 계속 담아둘 기세로. 이 차가운 신선함. 내 몸에는 차가운 게 해롭다고 멀리 하라지만, 이런 신선함 없이 어떻게 지낼지. 기숙사 계단을 오를 때, 아직 잠들지 않은 밤 뻐꾸기가 조금 울다 말았고 아침잠을 깬 다른 새들이 조금씩 울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꽤 밝아, 멀리 건물과 투명하게 개인 하늘이 창 밖에 드리웠다. 산뜻하구나!

고맙다,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시원하고 깨끗한 밤을 들이마셨고 네가 나의 쓸데없는 고민마저 맑혀놓고 갔구나. 다음에도 주말에 한 번 내려주렴. 퍼부어줘도 좋겠다. 그때 나는 너를 우산 없이 맞이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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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슬슬 찾으러 가자.

하루하루 - 혼잣말 | 06/05/05 12:36
MF도 서류는 일단 통과했는데..음. 아주 기쁘지는 않고 조금 기쁘다. 헤헤.
어어엄청 힘든 것 통과했으면 쑥쓰러울 정도로 기뻤겠지만, 일단 기준이 되는 사람들은 다 통과한 것 같으니까.
MFTS 게시판에 가보니까 2분 PR시간에 큰 대자로 뻗어서 MF 시켜달라고 조를 거라던 사람도 있던데. 확실히 신선미는 있다.
내 2분 PR은 음..별로 신선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긴 하다. 그래도 일단 그것 말고는 뾰족한 게 생각이 안나니까..밀고나가야지.

MF에 지원하고 나서부터 조금씩 활기가 도는 것 같다. 아무래도 MF의 모토가 패기와 열정이다보니, 지원하면서 부터 그런 걸 만들어 가게 되나보다. 이번 MF도전은 충분히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꼭 붙어서 좋은 경험 해봤으면 좋겠다+_+

활기가 이대로 쭉~ 봄에 버드나무 물 오르듯 올랐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되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무엇을? 심장이 뜨거운가, 하고 질문 던지지 않아도 스스로 뜨거움을 알던 그때 자신을. 무모할 정도로 한 곳에 빠져들던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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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큰일났다..여행에 불붙어버리려고 해..

하루하루 - 혼잣말 | 06/04/26 13:07
부산 함 다녀오고 나니까..여기저기서 여기도 놀러와, 라는 제의가 자꾸 들어오네요.
미국에 있는 친구는 미국에 놀러오라고 그러고..일본에도 갈 생각 있으면 편하게 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호주도 한 번 가보는 게 어떤가, 라는 소리도 나오고..

여행이란게 해외로 나돌기 시작하면 돈이 장난 아니게 깨질테니 함부로 발을 못떼는 것이긴 합니다만 두근두근 거리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음..과외를 얼마나 뛰어야 미국 한 번 다녀올 수 있을라나요..

여튼. 태종대 사진도 그렇고 빨리 올려야하는데=) 여행 계획에 불타고 있으니..약간 우습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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